<심청전>은 조선 후기에 나온 국문소설로서 작자와 저작 시기를 분명히 알 수 없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춘향전>, <흥부전> 등과 함께 판소리로 불려지면서 전승되었기 때문에 ‘판소리계 소설’이라고도 불린다. <심청전>은 오랜 옛날의 설화를 소재원천으로 삼아 상당 기간의 구전전승의 과정을 거치면서 대체적 줄거리가 만들어진 후에, 조선후기 영,정조때를 전후하여 기록된 소설로 정착된 것으로 추정된다.
<심청전>의 형성에 직접 간접의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이는 ‘근원설화’는 국내외에 걸쳐 광범위하게 발견된다. 가난한 딸이 눈먼 어머니를 봉양하기 위해 종으로 몸을 팔았다는 <삼국사기>의 ‘효녀지은설화(-知恩-)’나, 바다에서 희생제물로 던져졌다가 용왕의 딸과 혼인하여 고국으로 돌아왔다는 <삼국유사>의 ‘거타지설화(居陀知-)’ 등 국내의 설화들은 일찍부터 <심청전>과의 부분적 유사성 때문에 근원설화로 추정되어 왔다. 국외의 설화로는, 불교적 신통력과 효행으로써 아버지의 눈을 뜨게 했다는 인도의 ‘전동자설화(專童子-)’, 악신에게 희생제물로 바쳐진 처녀가 위기를 모면하고 다시 살아나 어머니의 눈을 뜨게 했다는 일본의 ’소야희설화(小夜姬-)‘ 등도 근원설화로 추정된 적이 있다. 이 밖에도 <심청전>과 내용상으로 유사한 설화들은 전세계에 걸쳐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심청전>은 어떤 특정 설화를 소설화한 작품이라기보다는 세계적으로 유포되어 있는 효행과 희생의 설화유형들을 기본 골격으로 삼아 만들어진 작품임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