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산에서 좌수벼슬을 지내던 배무룡은 부인 장씨와 함께 남부러울 것 없는 삶을 살고 있었지만 자식이 없는 것이 한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장씨는 하늘에서 내려온 꽃이 선녀로 변해 자신의 품으로 들어오는 태몽을 꾸고 딸 장화를 낳았고, 이어서 두 번째 딸 홍련까지 낳았다. 장화와 홍련은 미모와 재주를 겸비하여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났다. 장씨가 병으로 타계하자 배좌수는 후사를 생각해 허씨라는 여인을 재취로 들였다. 허씨는 아들 삼형제를 낳긴 했지만 박색에 심성까지 못되어 전처 소생의 두 딸에게 갖은 학대를 하였다. 이를 안 배좌수가 허씨를 꾸짖자 뉘우치기는커녕 자매를 해할 궁리만 하였다. 그러던 중 장화는 허씨와 그녀가 낳은 아들 장쇠의 계략에 의해 억울한 누명을 쓰게 되었고 장쇠의 재촉에 못 이겨 연못에 몸을 던져 죽었다. 장쇠가 돌아오는 길에 범에 물려 팔다리를 잃자 허씨는 공연히 남은 홍련을 미워하였다. 언니의 소식을 몰라 답답해하던 홍련은 장쇠에게서 장화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슬픔에 젖었다. 홍련은 언니를 그리워 하다가 장화와 같은 연못에 빠져 죽었다. 원한을 풀지 못한 두 사람의 혼령은 자신들의 억울함을 풀어달라 청하기 위해 철산부사의 관아에 찾아가지만 밤중에 나타난 두 자매의 혼령을 본 부사들은 크게 놀란 나머지 죽고 만다. 이렇게 부사들이 잇달아 죽어나가자 철산 고을은 황폐해졌고 조정의 근심도 날로 커졌다. 그러한 가운데 정동우라는 대담무쌍한 이가 철산부사로 자원을 하하였고, 자매에게서 그간의 사연을 들은 그는 사건을 다시 재조사하였다. 자매의 말대로 모든 것이 허씨 모자의 계략이었음을 알게 된 부사는 허씨 모자를 엄벌로 다스리고 연못에서 장화와 홍련의 시신을 거두어 묻어주었다. 배좌수는 새로 처 윤씨를 맞아들여 쌍둥이 딸을 두었고, 두 딸은 평양의 큰 부자 이연호의 아들들에게 시집가 잘 살게 되었다.
조선 효종 때, 평안도 철산에서 부사를 지낸 전동흘(全東屹)이 그 고을에서 계모의 흉계로 억울한 죽음을 당한 장화, 홍련 자매의 사건을 다룬 실화를 바탕으로 지어졌다고 한다. 전동흘의 6대손 만택(萬宅)의 요청으로 박인수(朴仁壽)가 1818년(순조 18) 12월 1일 한문본을 썼으며 이를 바탕으로 한글본이 쓰여졌다. 한문본은 전동흘의 8대손 기락(基洛)이 1865년(고종 2)에 편찬한 ≪가재사실록 嘉齋事實錄≫과 ≪가재공실록 嘉齋公實錄≫에 실렸으며, 국한문분은 ≪광국장군전동흘실기 光國將軍全東屹實記≫에 실렸다.